금융당국이 '1사 3가격제'를 허용하면서 내년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거를 떠올리면서 지나친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은 내년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CM·Cyber Marketing)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험다모아 오픈으로 가입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화재의 독주를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화재는 손해보험사들 중 유일하게 CM전용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CM의 경우 TM(텔레마케팅)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실제로 보험다모아에 접속해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해보면 삼성화재가 62만770원(31세 이상 남성, 최초가입, 1인 한정, 전담보, 중형, 차량가액 2000만원 기준)으로 가장 저렴하다.
다음으로는 메리츠화재가 69만6920원이며 동부화재가 71만6070원으로 뒤를 이은다. 담보별로 가격은 다르겠지만 이 기준으로 보면 CM과 TM의 가격차이는 10% 수준이다.
관전 포인트는 내년 CM채널에 진출하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얼마나 내릴 수 있는지다. 현재 TM채널에서 텔레마케터들에게 나가는 수수료는 보험료의 5% 수준으로 보고 있다. CM채널의 경우 기본적으로 5%의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으며 기타 사업비를 포함하면 10% 정도의 가격 인하는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경쟁은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낮은 30~40대 국산 승용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손해율과 상관없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이 이뤄졌으나 이제는 '우량물건'에 대한 경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현재 25%에 달하는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위해 2위권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지나친 경쟁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M채널 경쟁 심화가 결국에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형사가 버티기 싸움에서 승리한 뒤 보험료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던 감독당국의 가격규제도 없어지면서 '승자 독식'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의 경우 '서비스'와 '가격'이 회사 선택의 중요한 요소인 만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쉽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손보사들이 CM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