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의 변심에 불만을 품고 마약을 한 상태로 찾아가 잔혹하게 보복해 영구장애를 입힌 3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미수와 가스유출, 마약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37)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하지만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 역시 양형부당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김씨는 2013년 5월 유흥주점에서 알게 된 A씨(30)와 내연관계를 맺던 중 아내에게 들키자 헤어졌다가 2014년 4월 다시 만났으나 A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문제로 자주 싸웠다.
그러던 중 김씨는 같은 해 6월 A씨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스스로 주사한 뒤 A씨와 심하게 다투기 시작했고 격분한 상태에서 주방 LNG 배관 연결부위를 파손해 가스를 유출 시키고 A씨를 옥상으로 끌고가 살해하려 했으나 A씨가 피를 많이 흘리자 사망한 것으로 알고 그 자리를 떠났다. A씨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눈과 두피 부분을 심하게 다쳐 영구장애 1급의 상처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통상 중형이 선고되는 살인기수 범죄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강하고 문화인류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김씨가 A씨에게 합의금과 치료비 명목으로 3억원을 지급한 점, 미리 계획된 범죄가 아닌 점 등을 들어 징역 20년형으로 감경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