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재학 중인 일부 경찰공무원들이 상당기간 결석하고도 A학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해당 로스쿨 교수와 경찰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대표 서강)은 16일 “감사원이 지난 4월 경북대 로스쿨 학사관리의 부정사항을 다수 적발한 사례와 관련해 경북대 로스쿨 14명과 이 로스쿨에 재학하면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있는 경찰공무원 8명을 공무집행방해와 직무유기죄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국민감사단은 고발장에서 “경북대 로스쿨 교수 14명은 결석률이 50% 내외로 모두 F 학점을 받아야 할 경찰공무원 8명에게 규정을 위반해 학점을 후하게 줬다”며 “이는 매학기 4분의 3 이상 출석한 때 이수학점으로 인정한다고 되어 있는 규정에 위반해 위계에 의해 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의 학사관리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교수들은 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의 학사관리 직무라는 공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를 받아 낙제해야 할 학생들에게 학점을 부여함으로써 정당한 직무 수행을 의도적으로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이어 “경찰공무원 8명 또한 학점을 취득할 수 없을 정도로 결석해 F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학점을 취득해 인정을 받았다”며 “이들이 해당 로스쿨 교수들과 모의한 것이라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나 업무방해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국민감시단은 이와 함께 “해당 경찰공무원들은 감사원 적발결과 112신고센터에 지원해 팀장급 요원으로 보직발령을 받아 근무하면서 로스쿨에 재학했다”며 “112 신고센터는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가 반복되므로 로스쿨에 재학하면서 경찰공무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그렇다면 112신고센터에서 국민의 치안을 위해 경찰공무원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피고발인들이 로스쿨에 다니며 경찰로서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방기한 것으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감사원은 경북대 로스쿨 일부 교수들이 출석일수가 모자라는 경찰공무원 재학생 8명에게 규정을 위반해 학점을 후하게 준 것을 적발했으며, 교육부는 지난 6월 감사원 요구에 따라 해당 교수들에게 경고조치하고 경찰공무원 재학생이 받은 학점을 모두 취소하도록 했다. 경북대 로스쿨도 교육부의 지시에 따라 해당 교수들을 징계하고 부여된 학점은 모두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1월 학점을 취소당한 경찰공무원 이모씨가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로스쿨 성적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며 각하했다.
한편, 대검은 고발장을 검토한 뒤 관할 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을 내려보내 수사에 착수 할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 간부들이 16일 학점특혜 논란에 휩싸인 경북대 로스쿨 교수들과 경찰공무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국민감시단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