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노동시장 미스매치 심화 영향

시간당 노동생산성 4.6%→3.4%…"기업 투자환경 개선해야"

입력 : 2015-12-21 오후 2:52:4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IT) 자본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구인자와 구직자간 일자리 요건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노동시장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주요국 노동생산성의 회복지연 배경과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OECD 회원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대부분 위기 이전에 비해 하락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 경우, 위기 이전인 2001~2007년에는 평균 4.6%였으나, 위기 이후인 2008~2014년에는 평균 3.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수 기준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4%에서 1.9%로 떨어졌다.
 
특히 주요 선진국(미국·일본·독일·영국)과 한국의 노동생산성 추이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후에도 OECD 평균(시간당 0.7%·취업자수 0.4%)을 크게 상회하고 있지만 위기 전후의 하락폭은 OECD 평균(시간당 1.1%포인트·취업자수 1.0%포인트)을 웃돈다는 점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폭은 시간당 기존준으로 보면 34개 OECD 회원국 중 18번째, 취업자 기준으로 보면 14번째로 각각 크다.
 
이처럼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우선 위기 이전 생산성 증가를 주도했던 IT 자본의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위기 이전 IT 자본은 연평균 9.7% 증가했으나, 위기 이후엔 3.6% 증가에 그쳤다.
 
도영웅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 조사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생산성 증가를 주도했던 IT기술의 혁신 효과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약화된 점도 노동생산성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IT산업 비중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상황을 반영해 IT자본스톡의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생산성 증가를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떨어뜨렸다. 미스매치 정도를 교육정도와 연령대별로 산정해 본 결과, 한국과 미국은 미스매치 정도가 위기 이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 조사역은 "학력에 따른 미스매치 증가는 인적자본 분배의 비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둔화시키고 연령대별 미스매치로 인해 청년 실업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인적자본 형성 등을 저해해 생산성 하락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불확실성 및 기업활동 관련 애로 해소, 지속적인 규제완화,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 지원 등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의 투자확대를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 강화와 인허가제도 등 진입장벽 완화 등을 통해 각 분야의 창의성과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혁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 조사역은 "산업과 기업 수요에 부응한 인력양성을 도모하고 일자리 매칭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신성장동력산업의 육성,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경제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 확충에 정책적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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