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한국인 '볼티모어 잔혹사' 끊을까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이 '코리안 매치'도 주목

입력 : 2015-12-27 오후 4:00:03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메이저리거가 된 김현수(27)가 한국과 볼티모어 오리올스 간 악연을 끊고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저녁 볼티모어의 김현수 영입 공식 발표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총 5명이 됐다. 이제 관심사는 김현수의 적응 성공 여부다. 김현수의 도전이 '해피 엔딩(Happy Ending)'이 될 것인지 이목을 모은다.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 후 댄 듀켓 단장(부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볼티모어 오리올스 공식 트위터 캡처
 
한국인의 '볼티모어 잔혹사', 김현수가 끊을까
 
우선 볼티모어의 '한국인 잔혹사'를 김현수라면 끊을 것인지 주목된다. 볼티모어는 본래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많은 메이저리그 팀으로 꼽혔고, 실제 영입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인 선수들과는 악연으로 마무리됐다.
 
시작은 2011년 정대현(37)이었다. 2011년 겨울 FA(자유계약선수)의 자격을 얻고 볼티모어와 계약한 정대현은 미국으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지만 간수치 과다로 입단이 취소됐다. 결국 정대현은 롯데와 계약하며 한국에 남았다.
 
볼티모어는 다음 해 당시 대구상원고 2학년 좌완투수 김성민(22)과 계약했지만 이 역시 불발로 끝났다. 대한야구협회 등록 학생선수 중 졸업학년 선수만 국내·외 프로구단과 접촉할 수 있게 한 '지도자 및 선수등록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협회는 김성민에게는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볼티모어에게는 스카우트의 협회 주최 대회 출입금지를 결정했다. 볼티모어는 끝내 계약을 철회했고 현재 김성민은 일본 대학에 진출해 야구를 하고 있다.
 
윤석민(29)과 맺은 인연의 마무리도 좋지 않았다. 2014년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3년, 총액 575만달러에 계약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다가 메이저리그 경기는 한 번도 못 뛴 채로 마이너리거 생활만 이어갔고, 올 시즌 전 결국 KIA로 복귀했다.
 
김현수의 현재 상태와 팀내 역학구도 등을 생각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볼티모어의 외야는 중견수 아담 존스를 빼면 확고한 주전이 없다. '한 방'에 대한 의존도가 큰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높은 출루율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김현수가 팀내 주전으로서 자리잡고 성과를 내면 전국구 명성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의 최고의 격전지로 꼽히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팀으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전통적 명문팀과 함께 맞붙게 된다. 그만큼 주목 받을 기회가 많다.
 
8일 오후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글러브 외야수부문 수상 로 선정된 김현수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추신수·박병호 상대 타격 대결, 류현진 상대 투타 대결도 주목
 
김현수의 볼티모어 계약에 따라 한국인 메이저리거간 벌어질 대결의 결과도 주목된다. 김현수 외에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33·텍사스), 박병호(26·미네소타·이상 AL 팀 소속), 류현진(28·LA다저스), 강정호(28·피츠버그·이상 내셔널리그(NL) 팀 소속)가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간 내년 대결 가능한 횟수는 최대 17회에서 곱절 가량인 최대 33회로 늘었다. 류현진이 선발 투수라 일정 기간을 두고 출전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결은 26회 정도가 될 예정이다.
 
이 중 김현수는 최대 14회의 한국인 대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와 추신수를 상대로 각각 6회와 7회의 타격 대결이 가능하며, 상호 여건이 맞을 경우에는 선발투수인 류현진과 같은 경기에 한 번 출전한다. 
 
공교롭게도 김현수는 이번 겨울 함께 미국행을 택한 박병호와 첫 맞대결을 펼칠 확률이 크다. 미네소타 홈 개막전인 4월5일 경기와 이후의 4월7~8일 경기가 볼티모어 상대의 경기기 때문이다. 양 팀은 5월10~12일 볼티모어에서의 재대결을 진행한다.
 
볼티모어는 미네소타와 진행할 4·5월 각 3연전 사이에 추신수가 속한 텍사스와 4연전을 치른다. 볼티모어에서 진행될 4월15~18일 경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타자 간의 대결이 기대된다. 이후 양 팀은 8월3~5일 텍사스로 장소를 옮겨 또 붙게 된다.
 
소속팀이 속한 리그가 AL·NL로 각기 상이한 김현수와 강정호가 타격으로 붙을 대결기회는 없다. 다만 김현수와 류현진은 인터리그 기간 만날 가능성이 있다. 7월5~7일 다저스가 볼티모어로 와서 맞대결하기 때문이다. 선발투수인 류현진의 등판 일정이 이 기간에 있고 김현수도 출전한다면,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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