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손목 위 전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헬스나 피트니스 등 기능 강화에 대결이 이뤄졌다면 올해는 디자인 부문에서 경쟁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는 제품 고급화를 통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패션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도 느는 추세다.
피트니스 트래커 부문 1위인 핏비트는 색상 다양화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토리버치와 함께 만든 팔찌·목걸이 형태의 활동량 측정기 '토리버치 포 핏비트'를 선보이는 등 디자인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수면 기록 등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주는 기기에서 벗어나 패션 소품처럼 자리 잡기 위함이다.
토리버치와 핏비트가 협업한 웨어러블기기 ‘토리버치 포 핏비트’. 사진/토리버치, 핏비트
애플은 명품 브랜드 소속 임원을 영입하는 등 '디자인=애플'의 명성을 잇기 위해 적극적이다.
애플은 2014년 안젤라 아렌츠 버버리 최고경영자를 데려온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사 타리크 버버리 소셜미디어 임원, 체스터 치퍼필드 버버리 디지털 리테일 부문 부사장을 맞아들였다. 제품으로는 에르메스와 손잡고 '애플워치 에르메스'도 선보였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브랜드와 손을 잡고 한정판 스마트워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에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를 입혔다. 주로 고급 시계에만 적용하는 기법이다. 또 포르세티 브랜드 특유의 문양인 유명 오페라 가수 리나 카발리에리 디자인을 넣어 클래식함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디자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T기업, 전통시계업체,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진출이 늘면서 디자인 차별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패션 아이템으로 이미지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것도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는 300억달러(약 32조1500억원)로 현재의 4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계, 헬스케어 보조 기능 등 주요 기능이 어느정도 수렴되면서 이제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주려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팔찌나 시계 형태로 이뤄진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디자인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웨어러블기기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서 시민이 애플워치를 착용해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