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김하늘, 절제된 연기 돋보여

입력 : 2015-12-30 오전 9:12:18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김하늘이 새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로 대중과 만난다.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이후로 3년 만이며, 영화 출연은 '블라인드' 이후 5년 만이다. 오랜만에 관객 앞에 선 김하늘의 연기력은 눈빛이나 감정 표현 면에서 더욱 깊어진 듯 했다.
 
취재진과 영화관계자들에게 영화를 선공개하고 배우 및 감독의 촬영소감을 들어보는 '나잊말' 언론배급시사회가 29일 오후 2시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렸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두 주인공인 김하늘과 정우성. 사진/뉴시스
 
이 영화는 교통사고 후 최근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연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이 많은 여자 김진영(김하늘 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기억을 잃어버린 석원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석원은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기억을 하나하나 찾아나간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석원의 심리에 몰입하게 된다.
 
석원의 기억을 모두 알고 있는 진영은 마치 우연을 가장해 석원 앞에 나타난다. 진영은 석원이 기억을 찾을수 있도록 돕는 듯 하다가도 기억을 찾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진영은 석원에게 무언가를 속 시원히 말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망설인다. 때로는 석원을 향해 이해할 수 없이 화를 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김하늘은 진영이 갖고 있는 답답함을 건조하면서도 절제된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진영의 모습은 기존의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이 청순하고 희생하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특별히 예쁘지도 청순하지 않은 평범함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흔히 볼 수 있는 진영의 캐릭터는 작품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김하늘이 중심을 잡자 기억을 찾아가며 고통스러워하는 석원의 모습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극 후반 눈물을 흘리는 정우성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절제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한 김하늘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김하늘은 "연기하면서 석원을 연기하는 우성 오빠가 부러웠다. 진영은 기억을 다 가지고 있으니까 너무 많이 힘들고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지 않냐. 많이 힘들고 답답하고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나잊말'이 김하늘의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우성은 "석원은 기억을 잃은 상태기 때문에 현실에 감정에 연기하면 됐다"면서 "그렇지만 진영은 모든 기억을 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석원보다는 진영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늘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이는 '나잊말'은 오는 1월 7일 개봉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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