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기조가 당분간은 이어지겠지만 5년 넘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빠르면 2017년 상반기, 늦어도 2020년 이전에는 유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 역시 지난해 말 발간된 연례 세계전망보고서를 통해 회원국의 원유 지표인 'OPEC 바스켓' 가격이 오는 2020년에는 배럴당 70달러, 2040년에는 9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 환경에 취해있을 것이 아니라 유가 반등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교토의정서 이후 18년만의 신기후체제인 파리협약이 채택된 후 에펠탑에는 'CLIMATESIGN'이란 로고가 켜졌다. 사진/뉴시스·신화
저유가 시대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은 '신 기후협약'이 발효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전세계 195개국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보름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열고 만장일치로 '파리협정문'을 채택했다. 교토의정서 이후 18년만에 탄생한 새로운 기후체제다. 선진국에만 부여했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개발도상국으로 확대하고 5년 단위로 감축목표 이행과정을 점검하며 전세계적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적극 동참하기로 한 부분도 의미 있는 성과다. 각국은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섭씨 2도보다 작게, 가급적이며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지속키로 약속했다. 재원은 선진국이 2020년부터 매년 최소 100억달러를 지원하고 지원액은 2025년 갱신할 계획이다.
전세계는 이미 저탄소 경제를 향한 변화에 돌입했다. 에너지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나가 글로벌 거버넌스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2005년 이후 연평균 1.7%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며 교토의정서 참가국인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의 80%를 줄일 계획이며 이를 위해 청정발전계획, 자동차 연비규제, 메탄누출 규체 등 세부 번령을 시행 중이다. 중국의 노력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6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석탄의존도 축소, 태양·풍력에너지 사용 확대, 도시계획 개선 등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밝혔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