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저유가 흐름에도 고개 숙인 이유는

유류비 부담 경감 효과 미미…투심악화·노선경쟁 등 악재

입력 : 2015-12-13 오후 12:00:00
항공주들이 저유가로 인한 유류비 부담 경감 효과 등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 우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저유가 수혜주로 대표되는 항공주의 주가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은 전체 운영비의 30%에 이르는데 저유가로 과도한 유류비 부담 경감효과가 기대됐지만, 업종 내 대표종목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최근 52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WTI 기준)가 7년여 만에 배럴당 38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를 통해 기대했던 감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40달러선에서 저점을 형성하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OPEC회의 이후 30달러대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적인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 내년 이란의 국제 원유 시장 복귀에 대한 부담 등도 유가의 하락 압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부담 경감 기대에도 항공주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3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하락한 뒤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9거래일 중 5거래일간 하락세를 보이는 가하면, 지난 9일에는 장 중 52주 최저가(2만7100원)를 경신했다. 지난 10일 4.23% 반등하며 상승전환을 시도했지만 11일 1.41% 빠지며 좀처럼 주가 부진에서 나아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 유가가 반등하지 않고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영향으로 중국 노선이 큰 타격을 받은 데 이어 프랑스 테러까지 더해지며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지난 11월 2023년까지 77억달러에 달하는 항공기 도입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자금 부담 우려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흐름도 좋지 못하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지난 9일 장 중 52주 최저가(4300원)를 경신하는 등 주가 우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4.73% 반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상승시도를 찾기 힘들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비용항공사(LCC)의 선전으로 아시아 지역 중거리 노선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IFRS 연결 기준)이 전분기 대비 각각 1543억원, 354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에서의 저비용항공사와 외항사들의 약진 등의 영향 속에 내년 1분기까지 이들 주가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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