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제상황과 환율제도의 변화. 올해 중국 위안화의 움직임을 가늠하기 위해 꼭 챙겨봐야 할 두 가지 변수다.
위안화는 지난해 재수 끝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이 확정되면서 '위안화 굴기'의 포문을 열었다. "강대국이 강한 통화를 가진다"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의 말이 중국에도 적용되게 된 것이다.
중국 위안화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달러 강세, 외환시장 개방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도 가치 하락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자료사진/로이터
하지만 기축통화 반열에 오른 위안화 가치는 현재 4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상황이 위안화 가치를 뒷받침할 만큼 튼튼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장기 성장동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대규모 자본이 중국에서 탈출하며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중국에서 5000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자율화 정책도 위안화 가치 하락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최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를 주요국 화폐로 구성된 통화바스켓과 연동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 경우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바스켓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더 높다는 핑계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지난해 나타난 위안화 가치의 변동성은 올해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중국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위안화는 상승국면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올해의 위안화 약세는 일시적인 소프트패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인 강세를 이끄는 것은 물론 중국의 경제성장이다. SDR 통화바스켓 편입도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 준 푸단대 경제학교수는 "다만 문제는 언제가 될 것이냐"라며 "중국이 달러와 유로에 이어 진정한 세계 3대 통화가 되려면 2030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