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31일 "1일 0시부터는 입법비상사태가 된다. 오늘 0시를 기해서 제가 준비한 선거구 획정 기준을 선구거획정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양당 대표가 지역구 253석안에 합의해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비례대표 방식 문제로 합의가 안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날 자정까지 여야 대표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준안에 대해 "246석 현재안대로 가는 것"이라며 " 의장으로서 마음대로 (숫자를 바꿔) 그렇게 정할 수가 없지 않나. 지난 13년간 우리가 (246석안을) 지켜왔으니 합의된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현행대로, 과거 합의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게 제가 갖고있는 합리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어제 양당 대표와 조찬 회동을 하자고 전화를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위원들이 양심에 따라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공정하게 판단해서 현행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 생각밖에 없다"면서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지 말라는 얘기를 제가 지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의장이 선거구 기준을 제시하면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현행법상 국회의장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선거구 획정안을 짜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이 내용을 법안으로 만든다.
이어 국회의장은 이 법안에 대해 본회의 상정일을 못박는 '심사기일 지정' 방식으로 본회의 표결처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직권상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정 의장은 1일 0시에 선거구획정 관련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