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황영기 논란의 실체

입력 : 2009-08-20 오후 3:04:32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요사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중징계 계획이 핫이슈다.
 
우리은행장 겸 회장 재직시절 파생상품에 잘못 투자해 은행을 어려움에 처하게 했다는 게 감독당국이 내세운 징계 사유. 그러나 투자 실수가 중징계 대상이 되는 지를 놓고는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황 회장에 대한 우리은행 내부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는 듯하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엄친아`로 불릴 정도로 매우 뛰어난 사람이지만 직원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감독당국이 황 회장에게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통보하자 `우리은행 직원들이 고소해한다`는 얘기도 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황 회장 징계를 놓고는 내부적으로 찬반 양론이 팽팽한 모양이다.
 
그동안 예보는 황 회장을 비롯해 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이종휘 행장 등 우리은행 관계자들의 징계안건을 예금보험위원회에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예보가 바빠졌다. 금융감독원이 총대를 메자 눈치 볼 필요가 없어서일까.
 
 
 
금감원이 징계방침을 통보한 뒤부터는 징계안건 상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예보의 징계 수위는 금감원의 뒤를 졸졸 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예보가 우리은행의 대주주이면서도 섣불리 황 회장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도 징계 사유의 정당성을 놓고 내부 입장 정리를 못해서였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실패에 대한 징계를 놓고는 이렇게 대주주도 헷갈리고, 금감원 결정에 대한 여론도 분분하다.
 
이 때문에 감독당국이 황 회장을 징계하려는 진짜 이유가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제법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황 회장 등에 대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다음달 3일 열린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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