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제1위원장은 1일 낮 12시(현지시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연설에서 “우리는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며 진실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부질없는 체제대결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총의가 집대성돼 있고 실천을 통해 그 정당성이 확증된 조국통일 3대 원칙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지난해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8·25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 남북관계 부분에서는 “관계 개선”이란 표현이 다섯 차례나 나왔다. 남북 정상회담을 시사했던 지난해 신년사의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표현이 올해는 없었지만, ‘대화’와 ‘관계 개선’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 올해의 특징이다.
또 이날 김 제1위원장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정을 위해 인내성 있게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말하는 한편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신년사에서 핵과 관련된 언급은 "(작년) 10월의 경축광장에 펼쳐진 격동적인 화폭들은 핵폭탄을 터뜨리고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린 것보다 더 큰 위력으로 누리를 진감"했다고 한 것이 전부로, 핵무기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투였다. 이는 남측은 물론 중국 등을 향해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외관계를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대외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요구 등을 언급하긴 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며 신무기 개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이 강조한 또 다른 포인트는 오는 5월 당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였다. 가는 “우리는 주체혁명 위업수행에서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 영광의 대회로 빛내어야 한다"며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 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하겠다"며 "경제강국 건설에서 전환의 돌파구를 열자면 전력, 석탄, 금속공업과 철도운수 부문이 총진격의 앞장에서 힘차게 내달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북한 국내 정치와 경제 관련 언급은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를 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