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과 대부업법의 국회 통과가 무산된 데 따른 금융 소비자 피해와 기업 구조조정 차질에 대응해 상황 대응팀을 마련하고 시장 상황을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일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을 팀장으로 하는 상황대응팀을 구성해 '대부금리 대책반'과 '구조조정 대책반' 등을 통한 분야별 대응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황점검반장은 양현근 금융감독원 은행·비은행 감독 부원장보, 대부금리 대책반장은 윤창호 금융위 중소금융국장, 구조조정 대책반장은 이명순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이 맡는다.
기촉법의 효력 상실에 대응해서는 채권금융기관 자율의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을 한시적으로 제정하고, 이를 근거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촉법이 적용되는 금융회사 대부분이 참여하는 자율협약을 1월말까지 제정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금감원과 산업은행 등 기업구조조정 관련 주요기관이 참여하는 구조조정 점검회의를 매주 개최할 방침이다. 자율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금융당국이 조정·중재하기로 했다. 금융위관계자는 "다만, 이런 대응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으므로 입법조치가 빨리 완료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대부업 정책 협의회를 개최해 행정지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금리 운용실태를 점검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과 경찰청 차장도 참석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이날 오후 차관 주재로 전국 광역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하는 협의회를 열어 대부업 금리 점검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위가 이같은 대응체계를 갖춘 것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근거법이자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기촉법과 대부업법의 최고금리 한도 인하((34.9%→29.9%) 개정안을 다루는 임시국회가 오는 8일 회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도 처리를 지연하고 있어서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이들 개정안은 효력을 잃은 상태다.
이런 까닭에 일부 악덕 대부업자 등이 금리상한이 없는 상황을 악용할 우려가 있고, 구조조정도 원활히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11개 업체 가운데 연말까지 워크아웃 신청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3개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밖에도 한국거래소에 지주회사 개념을 도입하는 자본시장법, 서민금융지원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민금융생활지원법(가칭)의 입법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대부업법상 최고금리 한도(34.9%)를 초과하는 고금리를 받는 금융회사나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1332)에 신고하면 된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