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전 예술감독이 자리를 비운 오는 9일 서울시향 정기공연의 대체 지휘자로 독일 출신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Christoph Eschenbach)가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정 전 예술감독이 지휘하기로 예정됐던 9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정기공연에 대해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대신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해당 공연의 협연자와 프로그램은 변경 없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정 전 예술감독은 지난달 29일 단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서울시향의 인권유린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올해 정 전 감독이 지휘하기로 예정된 총 9개의 정기공연은 지휘자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시향은 9개의 모든 공연을 프로그램 변경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대체 지휘자와 함께 할 계획이며, 티켓 가격은 지휘자 변동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감안해 하향 조정된다.
서울시향은 정명훈 전 감독이 사임의사를 밝힌 직후 그를 대체할 최고의 지휘자를 찾기 위해 촌각을 다투며 전 세계 지휘자들을 접촉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의 경우 4-5년 스케줄이 이미 꽉 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에셴바흐가 서울시향과의 공연을 위해 기존에 확정된 중요한 스케즐을 변경해 이번 만남이 성사댔다.
1940년생으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에셴바흐는 지난 50년간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최정상 지휘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음반들은 2014년 그래미상, BBC 뮤직매거진 ‘이달의 선택’, 그라모폰 ‘편집자의 선택’, 독일음반평론가상 등 수많은 세계적 권위의 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에셴바흐는 2007년 파리 오케스트라, 2015년 빈 필하모닉과 내한해 국내 음악 팬들에게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으며, 한국 오케스트라 지휘는 이번 서울시향이 처음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브루크너 최후의 대작으로 손꼽히는 ‘교향곡 9번’을 깊이 있는 해석과 통찰력으로 거장의 풍모를 드러낼 것이라 기대된다.
9일 공연 예매자 중 환불을 원할 경우, 패키지 상품 구매자와 개별 티켓 구매자는 첫 공연 전날인 8일 오후 5시까지 수수료 없이 100% 취소 가능하다.
오는 16~17일 공연의 대체 지휘자는 이번주 중 확정해 안내할 예정이며, 다른 공연들도 정해지는대로 늦어도 상반기 안에 공지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서울시향의 음악적 기량 유지를 위해 최수열 부지휘자와 함께 공조체제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정 전 예술감독을 대신할 수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를 섭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서울시향 정기공연을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지휘할 크리스토프 이셴바흐.사진/서울시향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