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리 부친·패터슨 변호인 간 '고성'…'휴정'

리 부친 "가족사 낯낯이 공개돼 난도질 당하고 있다"

입력 : 2016-01-14 오후 12:07:00
'이태원 살인사건' 기소 검사의 공소장변경으로 증인에서 공범으로 지위가 바뀐 에드워드 건 리(37)가 10년 전 검찰 진술조서 확인을 위해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리의 부친과 아더 존 패터슨(37) 측 변호인 사이에서 또 한 차례 격한 고성이 오갔다.
 
리씨가 "변호인이 부담스럽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패터슨 측 변호인이 가족사 등 신상 관련 질문을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10차 공판기일에서 리의 부친은 패터슨 변호인의 신문 도중 "하지마라, 과태료 받으러 가자"고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증언 거부를 선언한 리씨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5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안내한 바 있다.
 
그러나 리의 부친은 "패터슨 변호인이 리에게 동생의 이름 등 이 사건 재판과 관계 없는 가족사를 물었다"고 크게 반발했고, 이에 재판부도 패터슨 변호인의 신문을 제한했다.
 
재판부는 "감정을 건드리지 말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을 하라"고 주문했다.
 
검찰이 이어 "신문 과정에서 사적인 부분은 제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자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5분 휴정'을 선언했다.
 
휴정 동안 리의 부친은 "기다리는 동안 한 말씀 드려도 되겠느냐"며 재판부에 물었고 재판부가 이에 응하자, "진실을 밝히고자 미국에서 아이를 데려와 증인을 서게 했다"며 "어젯밤 9시30분이 넘어 검사님의 전화를 받고 절대 나오지 않겠다는 애를 불러 증인을 서게 했다"며 "저희는 방어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고인 변호인이 말하는 모든 것이 인터넷에 떠 이미 가족이 난도질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 동안 법정 옆 피고인 전용통로에서 리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온 검찰은 "리가 패터슨 변호인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비공개 신문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비공개 신문은 허가하지 않되 "양해를 구한다"며 기자들에 퇴장을 요구한 뒤 가족 등 일부만 남은 자리에서 신문을 마쳤다.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살인사건' 아더 존 패터슨 9차 공판에 증인신문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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