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권창훈(22·수원)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권창훈의 맹활약으로 축구대표팀의 리우 올림픽 본선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권창훈은 1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수헤임 빈 하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C조 조별예선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교체 출전해 팀의 공격 줄기를 바꿔 놨다. 올림픽 대표팀은 문창진(23·포항)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따내며 이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딸 수 있는 2016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에 한 발 더 다가갔다.

 

후반 15분 공격수 진성욱(23·인천) 대신 투입된 권창훈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갔다. 2차례의 슈팅과 3차례의 코너킥을 시도하며 첨병 역할을 했다. 권창훈의 투입으로 올림픽 대표팀은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세밀하게 공격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권창훈은 수비수보다 한 박자 빠른 플레이로 수준이 다름을 증명했다

 

사실 이날 권창훈의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은 의외였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황희찬(20·잘즈추브르크)과 권창훈의 조합이 있어야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게 공식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무릎 부상 여파가 있는 권창훈의 몸 상태을 고려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최소 준결승 이상의 결과를 내려면 무리하면 안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권창훈의 활약이 대표팀에 매경기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리그 '신데렐라'로 떠오른 권창훈은 끊임없이 이적설에 휩싸였다. 유럽 구단 스카우트들도 이번 대회에서 뛰는 권창훈을 보기 위해 카타르에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세 이하가 참여하는 이 대회는 뛰어난 선수를 일찍 발굴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단연 권창훈이 화제다. 특히 권창훈은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성인 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다. 그는 지난해 월드컵 2차 예선을 거치며 7번의 A매치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마디로 "검증된 자원"이라는 평가다.

 

실제 슈틸리케 성인 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따로 만나 권창훈의 활용을 조율했다. 그 결과 권창훈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미얀마·라오스전)에 뛰는 대신 일찌감치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정리됐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을 뽑으면서 "이미 A대표팀에서 검증받은 선수다. 나머지 선수들도 권창훈과 더불어 한 단계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16일 저녁 10시30분(한국시간) 예맨과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이미 1승을 올린 상황이라 예맨을 꺾을 경우 8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