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자동차를 렌트하고, 주차장에 마련된 주유기로 직접 기름을 넣는 시대가 왔다. 대형마트 업계가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형마트의 성장률 또한 둔화됨에 따라 그 자구책으로 다양한 이색 상품을 판매하며 고객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렌터카, 호텔예약, 알뜰폰에 주유소까지 다양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색 상품 판매는 주로 이익보다는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미끼상품 역할을 해 신규 고객을 끌어오거나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 높이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몰에 뺏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말 그대로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몰의 판매액은 43조6000억원으로 대형마트 매출(40조3000억원)을 처음으로 추월한 바 있다.
같은 이유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이색상품들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비스도 하나의 '유통의 대상'으로 보고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노리려는 대형마트의 전략이 엿보인다.
김성언 홈플러스 서비스상품본부장은 "유통의 본질은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해 상품을 흐르고 통하게 하는 것"이라며 "결국 서비스 또한 유통업이 다룰 수 있는 상품이고 이를 통한 집객 효과와 브랜드 신뢰도를 고려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여행상품을 비롯해 중고휴대폰 매입, 렌터카 서비스까지 마트 점포에서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호텔조인과 손잡고 국내·외 호텔과 숙박시설 예약서비스 '별별 호텔'을 제공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에는 AJ렌터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장기렌터카 서비스 '제로(zero) 렌터카'를 출시했으며, 중고 스마트폰 매입 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는 마트 내에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주유소 형태로 인근 타 브랜드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영업 중이다.
롯데마트는 구미, 수지점 등 총 6개 점포에서 '행복드림 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행복드림 주유소는 마트 방문 고객을 타깃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마진을 최소화해 기존 브랜드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 역시 2008년 구성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8개의 주유소를 점포 내에 운영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당시에는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내 기름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해 저렴한 가격의 석유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흘러 기름값이 어느정도 안정된 지금은 수익보다는 방문고객을 위한 '서비스'의 성격이 짙어졌다.
온라인몰에 매출을 역전당한 대형마트 업계가 호텔예약, 주유소, 중고폰 매입 대행 등 다양한 이색 서비스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단순한 수익창출보다는 충성 고객층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