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이 '서울 야당 의원 지역' 출마 방침을 밝힌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할 험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법관은 (서울 야당 의원 지역 중) 본인이 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오 전 시장의 출마 지역은 가부간 결정돼야 한다. 가능한 이번주 내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말 김 대표와 만나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종로를 포함해 현재 논의되는 험지 출마 요구라면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그 만남 후 떠오른 지역은 구로을이다. 구로을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박영선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박 의원은 4년 전 19대 총선에서 61.94%의 지지율을 얻어 새누리당 후보 상대로 26.89%포인트 차이의 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어제까지 의정활동보고 일정을 잘 마쳤다"며 "오세훈 전 시장의 출마설에 대한 것은 언론에 나온 수준 정도로만 알고 있다"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 전 시장과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본인은 아직 종로에 나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 지역 선거 여건에 대해 "지난 총선이나 지방선거 결과만 보면 강남 3구를 빼면 서울에서 그나마 해볼 수 있는 곳이 용산, 양천갑, 종로, 강동을 정도다.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은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도봉구나 강북구는 재개발 등으로 많이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더민주 인재근·유인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도봉갑·을은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현 시장이 55.13%,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43.86%의 득표율을 기록한 곳으로 서울의 다른 곳에 비해 격차가 적은 편이었다.
이 밖에도 지난 선거 결과와 현재의 예비후보 등록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중랑구, 동대문구, 광진구, 노원구, 동작구 등도 험지 출마 후보 지역으로 꼽히고 있어 오 전 시장은 물론 안 전 대법관도 이들 지역 가운데 한 곳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오세훈 전 서울시장(가장 오른쪽)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청에서 열린 2016년 종로구 신년인사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