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국내 게임업체들이 자사 게임 캐릭터 등 지적재산권(IP)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게임 내 캐릭터의 인지도를 강화해 향후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타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 판매도 노린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체들이 자사 게임 캐릭터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 캐릭터를 피규어로 제작하고,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을 제작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털의 웹툰 서비스가 초기에는 단순히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부가 서비스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포털 서비스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게임사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 등도 게임사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넷마블게임즈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마구마구' 등 자사의 인기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게임 캐릭터 피규어, 아트북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의 IP기반 캐릭터 사업 강화는 자사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모바일 게임의 생명력 연장, 캐릭터 외부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향후 지속적으로 IP기반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넥슨은 지난 2004년부터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게임 IP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쿠션에서부터 머그컵, 문구용품 등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수는 약 1000여종에 달한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사용자들 중에는 2차저작물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며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 주는 것이 IP 활용 사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036570)도 지난해 12월 인기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데스나이트', '스파토이', '서큐버스', '늑대인간', '에티' 등의 캐릭터를 피규어로 제작해 판매했다. 온라인 판매분인 랜덤 피규어 15만개와 한정판 세트 5000개가 판매를 시작한지 16일만에 매진됐다. 엔씨는 이를 통해 약 2주 동안 약 26억2500만원의 부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때 오프라인에서도 판매가 이루어졌는데, 판매 수량이 온라인 판매분 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오프라인에서 리니지 피규어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총 매출은 약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엔씨는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엔씨는 '블레이드&소울'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뉴에이지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공개했다. 당시 공연은 무료 관람으로 진행됐지만, 엔씨는 연내 이 뮤지컬의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엔씨 관계자는 "IP 사업 강화는 우리 PC게임 IP를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에도 목적이 있지만, 게임 캐릭터 자체 브랜드를 강화시켜서, 다양한 영역에 도전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면서 "게임 캐릭터의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마블' 같은 회사를 좋은 모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