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스페인 유망주' 백승호(19)와 이승우(18·이상 바르셀로나)가 한 팀에서 발을 맞추며 1군 데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만 18세 이하 해외 이적 금지' 규정에 따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유스 최종단계인 후베닐A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둘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5-2016시즌 유소년리그 그룹3 18라운드 코르네야와 홈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이승우는 등번호 9번을 달고 4-3-3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중앙 공격수를 맡아 90분을 뛰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의 마침표 역할을 했다. 백승호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후반 41분까지 소화하며 특유의 안정적인 볼 배급에 힘썼다.
이제 축구계의 눈은 자연스레 이들의 바르사B(2군) 진출로 쏠린다. 메시·네이마르·수아레스가 뛰는 '지구 최고'의 축구팀으로 불리는 바르셀로나 1군 팀에 가기 위해서는 바르사B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속한 후베닐A에서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첫째다.
일단 바르사B가 대대적인 선수 개편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백승호와 이승우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보인다. 바르사B는 올 시즌 세군다 디비시온B(3부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강등권인 18위에서 허덕이는 중이다. 지난 시즌 세군다 디비시온(2부리그)에서 22위로 시즌을 마감해 강등됐음에도 다시 한 번 강등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도 있는 위기다. 이 때문에 선수단 개편을 빨리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단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 바르사B가 4부리그까지 처질 경우 유망주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는 판을 잃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바르사B는 공격수 아이토르 칸탈라피에드라를 비야레알로 이적시켰다. 칸탈라피에드라는 올 시즌 전반기에서 18경기 4골을 터뜨렸고 한때는 성인팀에 합류하기도 했으나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바로 내친 것이다. 만 20세가 된 칸탈라피에드라는 이제 바르사와 멀어 보인다.
이 경우 같은 포지션인 이승우에겐 호재다. 백승호 또한 올 시즌 초반부터 1~2군 훈련을 함께하며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다.
바르셀로나 구단 사정에 밝은 현지 관계자는 "백승호와 이승우 선수 모두 구단 안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어느 시점에 가서 1군 데뷔를 할 경우 자연스레 바르셀로나 1군에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한국에서 온 백승호나 이승우라고 해서 특별히 더 주목받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이들이 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FIFA의 해당 징계 규정에 따라 최근 더 부각된 면도 있다"며 "이제부터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고 냉정히 바라봤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16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유스 최종단계인 후베닐A 유니폼을 입고 함께 경기에 나선 이승우(가운데)와 백승호(오른쪽). 사진/스페인 언론 '문데포르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