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SK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그룹 최고경영진의 글로벌 행보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최 회장이 내연녀 파문에 휩싸이면서 총수 리스크가 또 다시 부각되자, 부정적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 유정준 SK E&S 사장,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등이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다보스포럼과는 상관 없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해외일정을 구체적으로 풀어 설명하기도 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의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 참관,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의 미국 소매유통전시회(NRF) 참석,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과 김준 SK에너지 사장·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의 중국 방문,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의 싱가포르 현지법인 사무소 현장점검 등도 함께 소개됐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모든 경영진이 올 신년회에서 현장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으며, 글로벌 사업현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라며 "그룹 차원에서 총수 및 주요 계열사 CEO들의 동향을 한데 묶어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최 회장이 최근 언론을 피하며 별도의 집무실에서 경영현안을 챙기는 모습과는 배치된다. 또 다보스포럼과 CES 등은 연례적으로 참석해왔던 행사로, 이번 SK그룹의 대대적 홍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이번 행보가 최근 대내외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총수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엄호'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또 전날에는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최 회장과 내연녀 김모씨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SK는 최 회장의 내연녀 및 혼외자식 고백으로 일대 혼란을 겪었다. 그룹의 반대를 무릅쓰고 최 회장의 별도의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혼결심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 데다, 이는 배임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실정법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또 은진혁 전 인텔코리아 사장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통합금융솔루션팀(IFST) 팀장(부사장)에 영입되면서 비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은 전 사장은 파문이 커지자 SK 입성을 고사했다.
지난해 8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 NCC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