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한·미 FTA 협상문서 공개' 소송서 승소

입력 : 2016-01-21 오후 6:45: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한택근)이 지난 2007년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과정에서 양국이 주고받은 문서 2건을 공개하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2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민변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교섭 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법원이 해당 정보를 열람·심사한 결과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나 협상 전략이 외부에 알려질 여지는 극히 일부분에 국한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정보 공개로 FTA 전반에 관해 한국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나 핵심적인 협상 전략 등이 외부에 알려질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가 다른 나라들과 FTA 체결 협상을 할 때 직접적으로 불이익 또는 방해를 받는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변이 이번 소송에서 공개를 요청한 문건은 ▲한미 FTA 서문 중 대미 한국투자자가 한·미 FTA 효과를 누리는 것을 제약하는 조항을 추가하기 위해 한·미 양측이 교환한 문서 ▲한·미 FTA 중 대한민국 영토 조항 수정을 위해 한·미 양측이 교환한 문서, 두 건이다.
 
앞서 민변은 지난해 3월 정부에 한·미 FTA 비밀해제일에 맞춰 이들 문서를 포함해 한·미 FTA 30개 분야의 협상 서류 공개를 청구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민변은 '정부의 비공개 결정은 정보공개법을 위반한 것이자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이날 민변 국제통상위원회(위원장 송기호)는 "이번 판결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특히 FTA 협상이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진행되는 것을 견제할 중요한 판결"이라며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즉시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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