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상위 제약사들의 점유율이 매년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중하위사들보다 엄격하게 공정거래준수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영업 환경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의약품 원외처방 시장 규모는 9조7872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8562억원) 대비 0.7% 감소했다. 2012년 10조3606억원에 달했던 원외처방 시장은 2013년부터 10조원 밑으로 급감했다.
2013년에 처방액이 급감한 이유는 의약품 정책 변화 때문이다.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2012년 보험약가를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하자 2013년 전문의약품 시장이 급락하며 상위사나 중하위사 가릴 것 없이 직격탄을 맞았다.
상위사와 중하위사 간에 원외처방 실적은 엇갈렸다. 원외처방 시장은 자본력과 영업력에서 우세한 상위사가 압도하는 구조다. 상위 20개사가 절반 정도를 점유하고 영세한 200여개사가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상위사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상위 20개사의 점유율은 2012년 52.3%, 2013년 51.5%, 2014년 49.9%, 2015년 48.4%를 기록했다.
상위사의 부진은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영업환경이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08년 리베이트 처벌 법규를 처음으로 시행한 후, 2010년에는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2014년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2번 이상 적발되면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도입했다.
상위사는 자체적으로 공정거래준수 프로그램을 시행해 마케팅과 영업의 규정을 엄격히 관리하기 시작했다. 반면 중하위사들은 상위사들의 영업 부진을 틈타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사들의 점유율이 점차 하락 중인 추세"라며 "다만 상위사 중심으로 혁신신약, 복합신약, 개량신약 개발이 강화되고, 글로벌사로부터 신약도입도 활발해 시장성이 높은 신제품이 도입되면 처방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