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삼성SDI가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케미칼 사업부문을 분사하며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앞으로 5년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일류기업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삼성SDI는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케미컬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과 관련된 안건을 의결했다. 임시 주총은 오전 9시부터 15분간 열렸다. 케미칼 분할법인 승인 안건은 의결권있는 주식 수의 56% 참석률로 원안대로 승인됐다. 임시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안건이 이미 공지된 상황이라 별다른 지체없이 원활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화학 사업을 정리하면 사업구조는 기존 에너지솔루션(2차 전지), 케미칼, 전자재료 3부문 체제에서 에너지솔루션·전자재료 2부문으로 축소된다. 주총 승인에 따라 케미칼 사업 부문은 다음 달 1일부터 삼성SDI의 지분 100% 자회사인 'SDI케미칼'로 독립 운영된다. 이후 지분 매각과 기업 결합 신고 및 승인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롯데케미칼이 지분 90%를 매입해 최종 인수할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 10%는 삼성SDI가 3년간 보유하는 동시에 이후 롯데케미칼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과, 반대로 롯데케미칼이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이 걸려있다.
이날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사장은 임시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세계 초일류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앞으로)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잘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사업정상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려 노력하고 있다고"고 말했다. 2조원이 넘는 매각자금과 1조원의 추가 투자로 생산설비 증설과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서는 에너지솔루션 부문 강화를 위해 삼성SDI의 향후 인수·합병(M&A)도 눈여겨 보고있다. 연간 영업익이 2000억원에 달하며 '캐시카우'로 불리던 케미칼 부문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사업자금을 2차전지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매물을 찾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최근 케미칼 사업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와 고용안정과 처우보장 합의서에 타결했다. 이로써 종업원들의 근로계약 승계와 분할법인 지분 매각에 따른 제반 절차에 관해서도 합의가 도출됐다.
25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삼성SDI 임시주주총회. 사진/삼성S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