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옌지 =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한국의 중소 정보기술(IT)기업과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찾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옌지(延吉, 연길)은 새로운 골드러쉬(GOld-Rush)의 장이 될 수 있으니까요"
서승모 벤처기업협회(KOVA) 회장은 지난29일 중국 옌지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년 한·중 IT 포럼과 벤처포럼`에 역대 최대규모의 업체가 참여한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한·중IT&벤처포럼은 한 중 양국의 벤처분야의 공동 발전과 옌지 한중소프트웨어(S/W)산업단지 건설 확대를 통한 IT 협력을 위해 매년 중국 옌지시에서 치러왔다.
전통적으로 상인정신과 신용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과 모험과 도전으로 단기간내 경제발전 신화를 이룬 한국과의 상생협력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
특히 올해에는 중국 옌지 두만강지역 국제 투자무역 박람회와 함께 열려 동북3성지역의 바이어까지 찾는 최대 규모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업체는 한국과 중국·일본의 80여개 업체,
사상 최대 규모다.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것은 최근 중국정부가 옌벤(延邊, 연변) 우대정책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해외 기업의 투지유치 체제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많은 해외기업중 IT와 바이오, 의료, 환경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아이템을 갖춘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과 협력의 손짓은 중국 주정부의 지상최대 목표다.
얼마전만해도 옌벤 지역은 불안한 치안과 낙후된 교통, 통신 환경으로 때문에 많은 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이후 중국 따롄(大連,대련)과 북한의 개성, 베트남 하노이, 인도 뉴델리 등을 제치고 투자와 진출이 가장 적합한 해외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금(金)삼각'으로 불릴 정도다.
이 가운데서도 지린성(吉林省,길림성) 옌벤 조선족자치주의 옌지지역은 국가우대정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 마련된 여의도면적(8.4제곱킬로미터(㎢))의 1.5배인 11.98㎢의 경제개발구역는 현재까지 외자기업 100여개를 포함해 200여개 업체가 입주한 대표적인 동북아의 공업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 포럼과 박람회는 옌벤조선족자치주와 옌지시 상무국의 초대로 진행됐으며, 투자유치 기업에 대한 당국의 환대와 지원은 국빈수준을 방불케 했다.
옌지시내 중심가에서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국제컨벤션센터에는 아침 일찍부터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동북아 각지역에서 몰려온 중소 벤처기업과 옌벤조선족자치주와 옌지시 당국자들로 북적였다.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이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박람회와 포럼에는 수많은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가해 옌지지역 IT산업 선진화는 물론 한국과 중국의 벤처기업들의 상생과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번 포럼에는 씨엔에스테크놀로지, 산돌커뮤니케이션, 이포어, 산돌티움, (주)아사달 등 한국의 반도체와 IT분야 대표 업체들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옌지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총100여개로 이 가운데 20여개 기업은 현지화에 성공해 중국내수 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화에 성공사례로 자리잡은 소프트웨어 콘텐트 개발업체인 (주)아사달도 그 중 한 곳이다.
서창녕 아사달 대표는 "옌지지역은 중국내 조선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중 하나로 경영상 언어적 어려움이 적을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주정부의 세제혜택 등도 높은 수준"이라며 "과거와 다른 기업환경을 갖추고 있는 옌지로 진출을 꾀하는 한국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중국어 등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인재확보가 용이하고 한국에 비해 5배가량 저렴한 인건비와 기업운영비, 조선족 구성이 40%에 육박하는 등 문화와 언어의 유사점이 많은 장점외에도 옌벤 주정부와 옌지시정부의 적극적 산업유치 정책을 활용해 중국의 거대한 내륙시장을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
서승모 회장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찾기위한 벤처기업인들의 노력으로 IT·바이오·나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옌지로의 진출이 모색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한국정부의 진출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위기극복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 IT ·벤처정신의 도전과 기회가 옌지에서 움트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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