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바짝 쫓아오는 중국…경쟁력 확보에 '선택과 집중'해야

한·중 수출경쟁력 축소…미래 경쟁력 기반 위협

입력 : 2016-01-26 오후 2:42:42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 격차가 축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의 빠른 기술력 추격으로 전자·기계 등 한국의 주력 수출 분야에서 우위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미래 경쟁력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6일 '한·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향'이란 보고서를 펴내고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은 4대 주력산업 및 중간재를 중심으로 강화됐으나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자급률 상승 등으로 대중국 경쟁력 격차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한·중 기술력 격차 축소는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전자·기계·석유화학·철강금속 등 주요 산업에서 두드러졌다. 전자산업의 경우 한국의 중국 대비 기술우위(우리나라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가 2008년 3.4년에서 2014년 1.8년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반도체도 같은 기간 3.5년에서 1.8년, 스마트 자동차도 5.4년에서 2.9년, 전지기술도 2.8년에서 1.7년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술 격차가 줄었다.
 
문제는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에도 우리나라의 수출 대응 정도는 낮다는 점이다. 노원종 조사국 신흥경제팀 과장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구조가 전자산업에 편중된 가운데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중국의 대세계 수입 증가율을 하회하는 등 중국의 산업 및 무역구조 변화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대응 정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노 과장은 "중국이 기술력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구개발(R&D) 투자, 기업의 혁신 역량 등에서 강점이 있고 중국경제의 취약점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경쟁력을 상당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은 주요국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국제특허는 일본, 미국, 독일에 이은 세계 4위로 중국과 약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R&D 1000대 기업에서 중국이 46개사, 한국이 24개사 등 양적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투자액은 우리나라 기업(181억유로)이 중국 기업(163억유로)을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경제는 고도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외자기업 위주의 수출구조, 과잉설비 및 지방정부 의존적 한계기업, 선진국과의 지적재산권 마찰, 급등하는 인건비 및 베트남 등 후발 신흥국의 추격 등 취약점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대중국 경쟁력을 확보·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보완관계를 이용해 중국의 산업발달을 우리나라 관련산업의 발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력산업 중에서는 특허, 암묵지 등 소프트자산을 통해 이미 확고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고 관련 소재부품산업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투자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와 함께 단순한 수출보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중국 소비자들을 고려하고 문화콘텐츠, 물류 등 여타 서비스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중국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국은행은 26일 '한·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향'이란 보고서를 펴내고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자급률 상승 등으로 대중국 경쟁력 격차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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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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