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전자업계에 기존 틀을 깨는 차별화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프레임 속 승부로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25일 '2016년형 에어컨·냉장고 미디어데이'에서 "지금까지 출시된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의 플랫폼은 유럽과 미국 회사들이 설계했다"면서 "100년 넘게 유지된 생활가전에 대한 상식과 고정관념을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 프레임에 갇혀 불편함조차 깨닫지 못했다"면서 변화에 대한 정당성도 부여했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25일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에서 열린 '2016년형 에어컨·냉장고 미디어데이'에 참여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같은 고민은 현실에서 구현됐다. 애벌빨래가 가능한 '액티브워시'와 세탁 도중 언제든 빨래감을 추가할 수 있는 '애드워시' 등 세탁기는 물론, 설정온도에 도달하면 1미터 이상 먼 거리에서는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 '무풍에어컨 Q9500'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도 지난해 '트윈워시 세탁기'를 내놓으며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기존 세탁기가 통돌이, 드럼, 속옷·아기 옷을 따로 세탁할 수 있는 소형 세탁기로 구분된 점에 착안해 이 모두를 하나의 바디에 담았다. 상단에는 드럼, 하단에는 소형 통돌이를 장착해 분리 빨래가 가능해졌다.
카메라 업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엿보인다. 이다 토시히사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대표는 지난 26일 'X시리즈 5주년 기념 및 신제품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평소 풀프레임 35mm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라이카가 100년 전에 만든 포맷인데 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도발했다.
캐논, 니콘, 소니 등 주요 카메라 제조사들이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활용한 카메라를 선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후지필름은 풀프레임 라인업이 하나도 없다. 이다 대표는 "필름 시절에는 화질면에선 35mm가 표준이었지만, 기술이 진화한 현재 센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면서 "3세대 X-TRANS CMOS 센서는 화질이나 감도 측면에서 동급 화소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