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8월 마지막날 중국 증시가 2700선 마져 무너지며 3개월래 최저치로 폭락했다. 출구 전략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31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92.94p(6.74%) 폭락한 2667.75p로 마감했다. 한달새 22% 가량 급락함으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채굴업지수가 9.82% 하락하며 가장 크게 내렸고, 건설업(-9.02%), 금속 비 금속(-8.82%), 부동산(8.33%), 금융보험(-7.99%) 등 전 업종이 추락했다.
종목별로도 상반기 순익이 93% 급감한 것으로 전해진 바오산철강과 3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페트로차이가 폭락하는 등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 대출감소, 증자, 신규상장 물량 부담 등 유동성 우려
이는 국영은행의 대출 규모 감소에 따른 유동성 우려 때문이다. 8월 1~25일까지 중국 4대 국영은행들의 대출이 천억 위안에 못 미쳤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전체 8월 대출 규모가 3천억위안 미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겨졌다.
또한, 은행권 자기자본비율 확충 요구과 함께 금융업체들의 잇따른 증자 발표, 신규상장 물량 부담 등도 악재이다.
이밖에도 기업 실적 악화, ETF 환매 부담, 주가지수 선물거래 도입에 따른 우려, 낮아진 정부정책 기대감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근본 이유는 주가 급락에 증시 안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정부는 통제와 리스크 관리 대책에 주력하며 침묵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투자심리와 수급이 크게 악화됐다.
◆ 다음 지지선 2400~2500선 수준
중국 증시는 4조위안 경기부양책과 대출 확대에 힘입어 작년 11월4일이후 두 배 이상 폭등했지만, 최근 중국 증시는 고점대비 22% 이상 조정을 보이며,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0일과 20주 이동평균선도 모두 이탈한 모습으로 추가 조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기술적 지지선으로 2400~2500선을 제시했다.
이인구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한번 추세가 형성되면 오래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번 하락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증시는 실적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좀 더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 일시적인 조정, 中증시 전망 여전히 밝아
반면, 일시적인 조정일 뿐, 중국 증시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시장 분석업체인 LGT자산관리의 애널리스트 로저 그로블리는 “상반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증시에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며 “일시적인 조정국면으로, 조정장이 지나고 나면 주가가 제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증시가 다른 아시아 증시에도 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증시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단기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는 시기 상조이며 중국 경제의 강한 성장 잠재력 덕분에 증시의 전망이 여전히 밝다"고 주장했다.
바톤 빅스 헤지펀드 트랙시스 파트너스 대표 또한 "이달 중국 증시의 하락은 활황장의 종료라기보다 건강한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