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공약, ‘서울역 7017 프로젝트’ 본 궤도

기본설계안 확정, 3월 본 공사 착수

입력 : 2016-02-01 오후 12:07:58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요 공약인 ‘서울역 7017 프로젝트’가 3월 본 궤도에 오른다.
 
박 시장은 노후한 서울역고가를 차량길 대신 보행로로 재생하고 서울역 일대를 17개 보행길로 잇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기본설계안을 1일 발표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박 시장의 2014년 지방선거 공약에 포함된 사업으로, 미국의 ‘하이라인파크’를 본따 서울역고가를 공원화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계획 발표 이후 1년여간 608회에 걸쳐 지역주민·상인과 소통했다.
 
지난해 5월 국제현상설계공모로 선정된 네덜라드 위니 마스(Winy Maas) 계획안에 대해 위니 마스와의 화상회의, 분야별 전문가 자문, 시민위원회 보고 등 34차례 회의를 거쳐 전문가 자문 및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시는 이달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3월 보수보강과 조경 공사를 시작으로, 단계별로 공사를 착수해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설계안은 교량 보수·보강, 보행길 조성, 고가상부 시설 및 식재 계획, 고가하부 편의시설(만리동공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수·보강 공사는 바닥판, 받침보, 교각 및 기초 등 교량 전체에 걸쳐 이뤄진다. 강재부분(거더, 철도 횡단구간 교각)은 부식된 부위를 제거하고 풀어진 볼트를 체결한 뒤 전체를 도장처리해 보수·보강하기로 했다. 전 교각의 콘크리트 부분은 피복을 제거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내구성을 강화한다.
 
서울역고가 바닥판 29경간 중 20경간(516m)은 철거하고, 거더 및 교각은 현재 13톤인 통행 하중을 21톤 이상으로 높여 다시 사용한다.
 
재설치하는 바닥판은 안전하고 신속한 시공을 위해 ‘프리캐스트’(공장에서 콘크리트 바닥판을 미리 제작) 방식을 거쳐 현장에서 조립한다.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장치 264개소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면진받침으로 전면 교체한다.
 
기초 지지력이 부족한 교각 2개소는 마이크로파일(직경이 작은 말뚝)을 추가 시공하고 기초단면을 확대해 기초를 보강할 예정이다.
 
보행길은 끊어졌던 도시맥락을 회복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서울역고가에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을 통해 7개 방향으로 총 17개 보행길이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가에서 주변 지역으로 실핏줄처럼 뻗어나갈 17개 보행길은 엘리베이터 6기, 에스컬레이터 1기, 직통계단 3개, 브릿지 2개 등을 통해 연결한다.
 
회현역 5번 출구와 서울역광장 파출소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대우재단빌딩 등 인접 건물에서는 브릿지를 통해 바로 서울역고가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된다.
 
고가 위에는 카페, 도서관, 야외무대, 꽃집 등 20여 개 편의시설, 화분 겸용 벤치 135개소, 장미광장, 목련광장 등 16개 크고 작은 광장에 다양한 휴식·편의시설을 조성해 도심 속 공중휴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고 17m 높이에서 서울의 심장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발코니 4곳(서울역·숭례문·중림동·청파동 방향)과 발밑으로 기차와 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직경 60cm 강화유리 바닥판 3곳이 걷는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주 보행길은 휠체어와 유지관리 카트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최소 2.5m 이상 폭을 확보하고, 고가 진출입부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턱을 낮추고 점자블럭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서울에 살고 있는 식생 중 인공지반에 생육 가능한 49과 186종의 수목을 선정, 73개 종류 총 656개 원형 화분에 식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립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한국나무병원 등 식물전문가 자문을 받아 서울도심의 고가 상부 환경에 맞는 다양한 수목을 식재하고, 최적화된 인공지반 녹화 시스템을 구축해 사계절 다양한 경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설계안에 따르면, ‘전자동 자동점적 관수시스템’을 도입해 식재에 물을 주고, 빗물은 콘크리트 표면(8㎝)과 포장하부 배수관(화분 내 빗물)을 통해 빠져나가게 된다.
 
중림동 청소차고지 부지와 인근 교통섬과 합쳐 1만443㎡ 규모의 ‘만리동 공원’으로 새로이 조성된다. 청소차고지 이전은 중림동 지역 숙원사업으로, 작년 12월 완전 해결됐다.
 
만리동 공원은 관리사무소(지하1층~지상1층, 270㎡), 공원의자 18개소 및 음수대 등이 설치, 지역주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목 식재 공간은 주 수종으로 주목을 식재해 교량상부의 경관을 감상할 뿐 아니라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주목의 특성을 살린 이색적인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역고가 바닥판을 철거하면서 나온 콘크리트 바닥판을 재활용한 공공미술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시는 기본설계안이 완료됨에 따라 서울역고가를 중심으로 서울역과 일대 4개권역(중림동, 회현동, 서계동, 공덕동)과 남대문시장을 아우르는 도시재생사업을 주민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2018년까지 총 146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그간 논의된 주민의견을 토대로 올해 545억원을 우선 투입한다.
 
시는 이번 기본설계(안)에 대해 주민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오는 17일까지 서울시보와 시 홈페이지에 게재해 시민들의 의견을 담아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차량길로 수명을 다한 고가를 없애는 대신 재활용해 사람을 걷게 하고 낙후된 서울역과 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사람이 모이는 에너지가 주변지역 재생과 부흥의 촉매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1일 공개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조감도.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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