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도입, 금융노조-당국 갈등 첨예화

노조, 성과주의 규탄 결의대회 개최…당국과 관련 논의 일절 거부키로
당국 "노조와 소속 직원들의 협조 기대"…원론적인 입장 고수

입력 : 2016-02-02 오후 4:21:51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성과주의 확대에 대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금융노조는 추후 성과주의에 대한 정부와의 논의를 일절 중단하고 투쟁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반면 당국은 성과주의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노조와의 대화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성과주의 확산 규탄 전체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에서 금융노조는 "경쟁과 혁신을 빌미로 금융공기업부터 민간으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성과문화 확산정책을 반대한다"며 "노사합의 없는 불법적 노사개입 분쇄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앞으로 당국과 성과주의와 관련된 논의를 일절 거부할 뜻을 밝혔다.
 
금융노조는 "금융위가 금융공기업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 금융산업에 성과주의를 확산하겠다는 것은 금융산업을 '해고 자유화 노동개악'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며 "당국과 이와 관련한 어떤 논의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융노조가 성과주의 반대 결의대회를 연 것은 금융위가 지난 1일 금융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간부직에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일반직원으로 확대하는 성과주의 확대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금융공공기관 성과주의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과주의 도입 가이드라인도 확정했다. 확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체연봉 가운데 성과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1~3급에는 20%(준정부기관)~30%(공기업)로, 4급에는 15%(준정부기관)~20%(공기업)로 확대했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간 수령액 차이가 최대 2배가 되도록 했다.
 
대상 금융공기업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탁결제원 등 총 9곳이다.
 
이들 공기업은 내년부터 호봉제 임금 체계를 폐기하고 연봉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금융권은 보신주의와 무사안일 주의가 팽배했다"며 "성과주의 도입은 경쟁과 혁신 유도를 통해 국민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한 금융개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보수체계 등은 노조와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며 " 노조 측에서 주로 지적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평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사 공동 TF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만큼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서 노조와 소속 직원들이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장 노조가 논의를 거부하고 있지만 마냥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경우 노조의 반발이 계속된다면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노조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시간만 끈다면 실익을 얻을 수 없다"며 "이 둘이 같이 논의하는 자리가 빠른 시기에 마련될 필요가 있고 이에 4월 총선이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부터)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노조가 성과주의 확대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래는 금융위원회. 사진/금융노조, 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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