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쪼달리는 대기업…해외계열사 채무보증 78.3조

한진중공업·효성·대우조선, 채무보증 비중 자기자본 절반 넘어

입력 : 2016-02-03 오후 2:43:54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국내 대기업의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이 78조원으로, 국내계열사 채무보증액의 1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중공업과 효성, 대우조선해양 등은 채무보증 비중이 자기자본의 절반을 넘었다. 국내계열사에만  채무보증 제한 규제가 한정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3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제한을 받는 49개 대기업 가운데 해외계열사 및 종속기업에 대한 채무보증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78조2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채무보증액(92조4218억원)의 84.7%에 달한다. 국내계열사 채무보증액(5조9436억원)과 비교하면 13.2배나 많다.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이 자기자본의 30% 이상에 달하는 그룹도 6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자기자본(3조4040억원) 대비 해외계열사 채무보증(2조6120억원) 비중이 76.7%에 달했다. 효성(69.7%)과 대우조선해양(55.2%)도 채무보증 비중이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타이어(36.3%), 이랜드(35.4%), 두산(33.4%) 등은 3분의 1을 넘었으며, CJ(29.0%)와 금호아시아나(21.3%)도 20%를 웃돌았다.
 
반면 홈플러스, 미래에셋, 부영, 한국지엠, KT, S-OIL, 동부 등 13곳은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이 없었다. 대부분 내수업종 중심의 그룹이거나 외국계 자본 기업들이다.
 
채무보증액 규모는 삼성이 19조57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7.5%로 비교적 낮았지만, 49개 그룹 전체의 25.0%를 차지했다. LG와 현대차가 각각 7조7111억원, 7조1729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포스코(5조7185억원), 두산(5조2863억원)도 5조원을 웃돌았다. CJ(4조349억원), 롯데(3조6116억원), SK(3조4726억원), 효성(2조9595억원), 한화(2조6403억원), 한진중공업(2조6120억원), 한국타이어(2조4494억원), 현대중공업(1조7364억원), LS(1조2787억 원), 금호아시아나(1조1444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업무보고를 통해 각 그룹 총수에게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의무를 부과키로 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의 국내계열사만 소유지분을 공개하도록 돼 있다. 이로 인해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경우 정부가 소유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경영권 분쟁 등으로 해외계열사 정보공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해외계열사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제재건수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자총액제한 49개 대기업 그룹의 해외 계열사 채무보증. 자료/CEO스코어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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