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2014년 악몽을 떨치고 지난해 극적인 반등을 이끌었다. 저유가 기조에 따라 매출은 전년 대비 부진했지만 총 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높아진 수익성을 과시했다.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은 3일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고 각각 1조3055억원, 1조98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Oil의 지난해 영업이익 8775억원과 더하면 3사의 영업이익만 4조1633억원 규모다.

 

오는 4일 실적 발표 예정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연결 영업이익 4590억원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6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주요 4사의 합산 수익이 5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정유 4사의 이 같은 실적은 '저유가 쇼크'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014년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당시 정유 4사 중 현대오일뱅크(1928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3사가 736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GS칼텍스 -4563억원, SK이노베이션 -1828억원, S-Oil -2897억원)을 내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국내 정유업체들이 지난해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따른 정유·석유사업 호조 덕분이다.

 

GS칼텍스는 정유사업에서만 6372억원의 영업이익을,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 1조2991억원, S-Oil 역시 정유부문에서 2746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한 해 정유부문에서 5%에 가까운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매출은 저유가 기조로 전년 대비 부진했다. 각 사별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GS칼텍스 2014년 40조2584억원에서 지난해 28조3392억원, SK이노베이션 65조8607억원에서 48조3599억원, S-Oil 28조5576억원에서 17조8902억원 등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18조258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는 이 같은 매출 축소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유가가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정유업계 매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우려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라며 "저유가나 매출 감소보다는 중국의 성장 둔화, 석유제품 수요 감소 등 시장 상황이 올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