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올해 신용등급 전망 '파란불'

입력 : 2016-01-26 오전 6:00:00
한국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정유사의 올해 신용등급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높게 유지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부채비율 감소가 한몫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휘발유 등 경질제품을 중심의 높은 정제마진을 유지하며 2012~2013년 수준의 이익규모를 달성하고,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등 신용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유 4사는 지난해 비핵심자산 매각 등에 나서며 합산기준 순차입금을 2014년 말 20조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3조원으로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6월 페루 가스수송법인(TgP)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SK종합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넥슬렌(Nexlene)' 합작투자를 유치하는 등 순차입금 규모를 2014년 말 7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원 규모로 대폭 줄였다. 
 
GS칼텍스는 동종 기업 대비 재무레버리지 부담은 높은 수준이지만, 차입금 규모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중심의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의 신규투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S-Oil은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사업에 총 4조8000억원을 쏟아부으며 신용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는 2014년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97.6%에 달하기 때문에 신평사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 재무레버리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외부 차입조달 의존도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은 긍정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재고보유 부담이 낮아 유가 급등락에 따른 재고 효과를 상대적으로 덜 받아 수익의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올해도 현대케미칼, 현대쉘베이스오일 등 비정유사업에 대한 투자가 예정돼있어 차입부담은 여전하지만, 회사의 현금창출력과 재무역량이 우수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유지는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도 "당분간 정제마진의 견조한 흐름이 유지되고, 낮은 OSP(원유판매가격) 기조와 비정유부문의 업황 호조로 2016년 정유산업 신용등급 전망은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올해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글로벌 정제설비의 공급과잉 지속으로 정제마진 지속성에 불확실하고, 유가가 다시 반등되면 가동률 축소가 정제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유가와 정제마진의 등락에 대한 각 정유사의 실적 민감도와 수익성, 영업현금흐름 변동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SK종합화학-사빅 합작법인의 넥슬렌 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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