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넷마블게임즈(넷마블)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게임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극적인 매출 반등을 일으킨 만큼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책정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오는 4일 주요 증권사 IPO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구로구 본사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착수한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지난해 거둬들인 넷마블의 실적과 사업 현황 등이 설명될 예정이다. 또 향후 IPO 시점 등 상장 과정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 넷마블 상장에 관한 추측은 작년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작년 4분기 넷마블의 1조 매출 달성이 가시화되면서부터, 이같은 추측에는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1조 매출 달성 시점에 넷마블을 상장하려고 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액 1조729억원, 영업이익 2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대비 각각 86%, 118% 증가한 수치다.
최근까지 넷마블은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등 개발 자회사들의 상장을 추진해 왔었다. 이제 넷마블은 개발사 상장은 뒤로 미루고, 본사 상장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 상장 추진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이 상장을 통해 더욱 덩치를 키우면 침체된 국내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상장을 통해 공모한 자금으로 중·소형 게임사 인수는 물론 해외 대형 게임사 인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여러 게임사를 인수하고, 또 대형 신작 게임을 많이 출시하게 된다면, 침체된 국내 게임업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1조 매출 달성이 가시화되자 방준혁 의장이 본사 상장 추진을 더욱 고려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롤'을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같은 해외 대형 게임사를 인수하려 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방 의장도 대형 게임사 인수·합병(M&A) 의지를 여러차례 밝혀왔다. 방 의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게임시장은 이미 전세계에서 이름값이 높은 대형업체들이 인수합병 등으로 더욱 세를 불리면서 규모의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라며 "넷마블도 이 같은 시장 구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넷마블의 최대주주는 지분 32.37%를 갖고 있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다. 이어 CJ E&M이 31.40%, 텐센트가 25.25%, 엔씨소프트가 9.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