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대부분의 상품이 만기도래까지 많은 시간이 있어 당장 패닉에 빠질 일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HSCE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조원으로 이 중 2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조원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나머지 97%에 해당하는 상품은 만기가 2년 후로 아직 녹인(knock-in)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H지수 레벨이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매수기회라고 했다.
그는 "H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4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최근 위안화 공격 등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수 자체는 굉장히 저평가 돼 있기 때문에 ELS를 조기 환매하거나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내달 14일부터 시행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도입은 지난해 일궈낸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황 회장은 "ISA는 이제까지 나온 금융 상품 중 가장 획기적인 상품"이라며 "전업주부, 어린아이, 노인, 근로소득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자산 형성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국민 계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도입 예정인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와 관련해서는 "국내시장에 머물 게 아니다. 재산증식을 위해선 해외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며 그 또한 가입 시기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펀드 운용역에 성과연동 보수를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공모펀드에 성과보수가 붙으면 우수한 매니저가 배치되고 이를 믿고 공모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정률형과 성과보수 가입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 요구에는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황 회장은 "투자일임은 전문적으로 고객 자금을 운용해주는 것"이라며 "운용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도 아닌 은행이 할 경우 고객 민원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젤3이 도입되면 은행들이 자기 자본 확충에 굉장히 많은 부담이 생긴다"며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건 국내 금융업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이슈"라고 진단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