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주년 장보고과학기지…남극대륙 연구 지평 넓혀

빙저호 연구 등 새로운 남극 연구 영역 개척 추진

입력 : 2016-02-11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우리나라의 2번째 남극 상주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준공 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년간 기지운영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한편, 지질, 운석, 화산 등 본격적인 남극대륙 연구를 통해 남극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동(東)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灣) 연안에 위치한 장보고과학기지는 지난 2006년 1047억원을 투입해 건설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인 2014년 2월 12일 준공 후 본격적인 남극대륙 탐사 및 연구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이 기지는 건축물 연면적 4458㎡ 규모로, 우주기상관측동·지구물리장비시험동 등 건물 16개동과 우주기상관측 송수신 안테나·헬리포트·지진계·중력계 등 시설·장비 24개소로 구성됐다. 겨울철 16명, 여름철 60명 수용이 가능하다.
 
장보고과학기지가 위치한 남극대륙은 지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지구환경기록 보존소이자 기후변화와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 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공간으로 우리가 개척해 나아가야 하는 핵심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날씨와 쉴 틈 없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을 지닌 지역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는 이런 혹한의 환경 속에서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미국,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 인근 기지보유 국가들과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한-미-이태리-뉴질랜드 4개국간 '보급·운항 협력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우리나라의 '아라온호'를 비롯한 4개국의 극지 인프라 공동 활용을 통한 효율적인 기지 보급·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대륙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남극대륙 탐사에 나서기 위해 빅토리아랜드에 4대 탐사 거점을 확보했으며, 그 거점을 기반으로 장보고과학기지에서 400km 떨어진 지역까지 연구범위를 확장했다.
 
탐사를 통해 발견된 166개의 운석과 3억년 전의 나무화석 등 총 300kg 이상의 동·식물화석은 태양계 생성과정 연구와 과거 남극대륙 환경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탐사과정에서 축적된 지질, 운석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탐사정보지도'를 발간해 관련 학회와 도서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남극대륙 멜버른 화산(왼쪽)과 화산가스 분출구 주변 눈 시료채취 모습. 사진/해양수산부
 
 
장보고과학기지의 활동으로 남극대륙 활화산 연구에도 착수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구팀은 25년 만에 멜버른(Melbourne) 화산의 가스 분출 활동을 관측했고,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산 정상에 지진계와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했다. 지속적인 화산활동 관측과 마그마 가스성분 분석 등을 통해 화산 분화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관측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남극대륙 탐사과정에서 '데이비드(David) 빙하' 빙저호를 포함한 5개의 빙저호를 발견하는 성과도 거뒀다. 해수부는 이번에 발견된 빙저호에 대한 신규 연구도 착수할 방침이다.
 
빙저호는 빙하 수천미터 아래에 위치해 햇빛조차 도달하지 못하는 호수로, 새로운 생명체의 발견과 고기후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예측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영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지난 2년간 장보고과학기지 운영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올해부터 연구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 남극점 진출을 위한 우리나라 독자 육상루트인 '코리안 루트(Korean Route)' 개척을 위해 내륙 진출입로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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