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경제 불안에 물러선 옐런…미 금리인상 지연 시사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현실 가능성 낮아

입력 : 2016-02-11 오후 2:46:27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지표 부진과 금융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넷 옐런 연준 의장도 이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시되고 있는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설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옐런 의장 "달러 강세와 금융 시장 혼란, 미국 경제에 부담"
 
10일(현지시간) 국회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자넷 옐런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10일(현지시간) 국회 하원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설을 가진 옐런 의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를 인정했다.
 
옐런 의장은 “현재 국내 외 금융 환경이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달러 강세와 금융 시장 혼란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옐런 의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 경제에 하방 위험이 있고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미국의 수출이 더욱 약해지고 금융 시장도 더욱 안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금리 인상은 정해진 시간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경제 의존적”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의견이 사실상 3월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매우 커지고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초 73조2670억달러에서 56조6881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옐런 의장 뿐 아니라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3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마켓뉴스인터내셔널(MNI)과 인터뷰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12월 회의 때보다 금융 시장 상황이 긴축됐다”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이러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통화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 약화에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은 낮아
 
월가 전문가들과 선물 시장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점 낮추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따르면 옐런 의장의 발언이 나온 후 선물 시장에서 오는 3월15~16일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0%로 점쳐졌다.
 
JP모건은 “옐런 의장이 달러 강세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고 모건스탠리 역시 “3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선물 시장은 올해 한번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60%를 걸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연준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과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함에 따라 연준에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날 CNBC는 연준이 올해 은행권의 재무건전성평가(스트레스 테스트) 항목에 미국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단순한 가정일 뿐 전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해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다”라는 발언을 한 것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날 옐런 의장은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역시 일제히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다면 현재 연준에 2조달러 이상을 예치하고 있는 은행들에게 큰 혼란이 생길 뿐 아니라 연준의 컴퓨터 시스템에 마이너스 금리 상황과 관련한 시나리오는 없어 상황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아직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릴 정도로 악화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다.
 
옐런 의장 역시 미국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실업률은 4.9%까지 떨어졌고 미국내 소비도 나쁘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블랙록 역시 “일본과 유럽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나 연준은 이를 고려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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