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에서 비정유로…석유화학 확대 '잰걸음'

정유4사, 기대보다 불안…석유화학·윤활기유로 돌파

입력 : 2016-02-11 오후 4:57:32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연초부터 정유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해 저유가에 따른 수요 폭증과 안정적 정제마진으로 실적잔치를 열었던 정유 4사는 올 들어 대내외 환경이 요동치면서 또 다시 우려에 휩싸였다. 저유가 기조도 더 이상 유리할 수만은 없다는 기류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가 주목한 곳은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비정유 사업이다. 특히 석유화학 시장은 분야가 광범위한 데다 시장 확대 여지도 커 정유업계의 핵심 새 먹거리로 꼽힌다. 윤활기유는 수익성은 높지만 시장규모가 석유화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업은 2000년대 말까지 중국의 고속성장에 따른 경질유(휘발유·경유 등) 흡수로 수익성이 굉장히 높았지만 이후 성장 둔화로 수익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과 중동의 석유정제시설의 신증설로 공급이 늘어난 점도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정유 4사는 중장기적으로 비정유 사업 비중 확대를 통해 정유 비중을 낮추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석유화학 사업은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를 통해 생산된 나프타 등을 다운스트림까지 끌고 갈수 있고, 일관된 산업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대한 우려와 대응은 정유업계의 석유화학 사업 강화 소식이라는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3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있는 중국 상해를 찾아 '중국 중심의 화학사업 성장' 가속화 의지를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부가 화학사업 육성을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도 공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GS칼텍스는 지난 2일 멕시코 몬테레이시에 복합수지 생산·판매법인인 'GS칼텍스 멕시코 S.R.L' 설립 소식을 알렸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차세대 바이오연료이자 친환경 바이오케미칼인 바이오부탄올의 데모 플랜트 건설도 착공할 예정이다.
 
S-Oil은 4년에 걸쳐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하는 잔사유 고도화 생산공장(RUC) 및 올레핀 생산공장(ODC) 프로젝트의 완공을 위해 올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정지 작업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며, 조만간 본격적인 토목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설립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나섰다. 현대케미칼은 총 1조2000억원을 들여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혼합자일렌(MX) 제조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연내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 연구원들이 바이오부탄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사진/GS칼텍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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