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기대에 급등한 유가…현실은 회의적

국제유가, 7년 만에 최대폭 상승
전문가들 "감산 기대 아직 섣불러"

입력 : 2016-02-14 오전 10:23:17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국제유가 반등의 시작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며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회의적인 전망을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격은 전날보다 12.3% 급등한 배럴당 29.4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2009년 2월 이후 최대치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도 9.35% 오른 배럴당 32.89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리미트(UAE) 에너지 장관이 감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다른 나라의 참여도 필요하지만 OPEC은 감산에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원유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즈가 지난주 미국 내 원유 시추기 가동 기수가 전주보다 30기 감소한 514기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 역시 유가 상승을 도왔다.
 
그러나 향후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OPEC이 감산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늘의 12% 유가 급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감산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특히 OPEC 관계자들의 발언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쳐스그룹 전략가는 "UAE는 한 달전까지만 해도 감산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매튜 스미스 클리퍼데이터 원자재 담당 이사 역시 "지난 몇 달간 다양한 나라와 장관들이 감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실제로 실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제로 감산이 단행되기 전까지는 펀더멘털 측면으로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이번주에 다시 국제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마이클 트랜 RBC 캐피탈 마켓 원자재 전략가는 "10%대의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펀더멘탈이 바뀐 것은 없다"라며 "현재 원유 시장은 감산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급등하고 다시 급락하는 등 패닉 모드에 진입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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