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좋아해줘'·'데드풀', '검사외전' 인기 잠재울까?

입력 : 2016-02-15 오후 2:53:37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사외전'이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독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검사외전'의 인기를 잠재울만한 영화 세 편이 오는 17일 개봉한다. 세 편의 영화는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그려낸 '동주', 각각 색깔이 뚜렷한 세 커플의 사랑을 그린 '좋아해줘', 19금 코드를 지닌 히어로물 '데드풀'이다.
 
영화 '동주', '좋아해줘', '데드풀'(왼쪽부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먼저 '동주'는 사극을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tvN '미생'으로 인기를 얻은 강하늘과 독립영화를 비롯해 크고 작은 배역을 통해 연기력을 쌓은 박정민이 나선다. 이 영화는 1910년대부터 40년대까지 일제로부터 핍박받은 시대를 살아간 두 양심적인 청년을 일생을 다룬다. '민족시인' 윤동주와 그가 그림자처럼 따랐던 고종사촌이자 친구 송몽규가 그 두 인물이다. '민족시인'으로 불림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지 어떤 미디어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윤동주의 삶을 그려낸 첫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동주'는 최근 국내 상업영화로는 상상하기 힘든 5억원의 적은 제작비에 19회차로 완성된 작품이다. 비교적 적은 예산과 시간을 들였지만 장점이 많다. 상영시간 내 모든 장면을 흑백으로 처리한 점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다. 윤동주가 살아생전 쓴 시 중 13편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에 노래처럼 삽입한 점과 같은 시기 다른 삶을 산 두 인물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부분의 극명한 대비 등은 신선하다. 두 인물을 연기한 강하늘과 박정민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은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좋아해줘'는 오랜만에 충무로에 등장한 옴니버스 영화다. 유아인과 이미연, 김주혁과 최지우, 강하늘과 이솜이 출연한다. 이 영화는 드라마 작가와 한류스타, 스튜어디스와 음식점 사장, 드라마 제작 PD와 천재작곡가처럼 현실에서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커플의 사랑을 다룬다. 
 
세 커플 모두 각각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판타지가 섞여 조화를 이룬다. 최근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SNS를 사랑의 소재로 사용한 점은 신선함을 준다. 영화는 세 남녀의 사랑을 자연스러운 유머를 통해 풀어내며, 억지스러운 감동이 없어 누구든 즐기기 쉽다. 여섯 배우의 호흡 역시 누구하나 튀거나 모자라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데드풀'은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새로운 히어로물이다. 애니메이션 '록피쉬'의 팀 밀러 감독이 연출했으며, 라이언 레이놀즈, 모레나 바카린 등이 출연한다.
 
'데드풀'은 기존의 히어로물의 정형성에 어긋나는 작품이다. 기존의 히어로물의 주인공 대부분이 호감형 성격과 외모, 영웅정신을 갖고 악과 맞섰다면 데드풀은 험상궂은 외모를 지녔으며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히어로이지만 영웅적인 정신이 없다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욕은 기본이고 아슬아슬한 19금 대화도 부지기수로 등장하며 혈흔이 낭자하는 등 잔인함도 엿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 관객들을 위한 맞춤형 히어로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히어로물과 달리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십세기폭스의 라인업인 '엑스맨' 시리즈와 연결되기도 해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흥미로운 대목이 적지 않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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