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리스크에 불안 커지는 대형항공사

유류비 낮아져 실적은 호황…기체 도입 외화환산차손익 발생

입력 : 2016-02-16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저유가에 따른 항공기 운용 비용 감소와 국내외 여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환율 리스크에 따른 대형 항공업계의 불안감은 점점더 커지고 있다.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수는 총 2635만3098명으로 지난해 2484만2632명과 비교해 6.1% 증가했다. 대한항공이 1389만6649명에서 1499만26명으로 7.9%, 아시아나항공은 2484만2632명에서 2635만3098명으로 3.8% 늘었다.
 
메르스 여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객수요가 늘어난 것은 항공업체들의 공격적인 노선 확대와 해외여행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항공여객시장은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줄었지만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과 해외 노선 확대, 유류할증료 인하, 환율 영향으로 인한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등 영향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저유가에 따른 항공기 운용 비용 감소 등의 호재에 여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 리스크에 따른 대형 항공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저유가로 인해 항공업계는 지난해 많은 이익을 봤다. 항공기 운항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 부담이 줄고, 유류할증료 '0원'으로 수요자들의 부담이 줄면서 항공기 이용이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제트항공유 가격은 베럴당 48.2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7.0%나 하락했다. 또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미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 1월 58달러에 달했지만 저유가 영향으로 9월 이후 6개월 연속 '제로(0)'다.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유럽 등 다른 노선도 유류할증료가 없는 상황이다.
 
화물운송 실적 역시 양대 대형항공사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39만3849톤의 실적을 기록했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5.2% 늘어난 41만4315톤으로, 아시아나항공 역시 16만9616톤에서 17만7382톤으로 4.6% 증가했다.
 
이같은 호재에 대형항공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1조5448억원으로 전년(11조9097억원)에 비해 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50억원에서 6266억원으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5조78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조836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 역시 981억원에서 950억원으로 소폭(3.1%) 감소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처럼 양호한 실적에도 양사의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2014년 4578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 적자폭이 7030억원으로 커졌고, 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633억원 흑자에서 적자(-815억원)전환됐다. 원화 약세 영향으로 항공기 도입 등에 사용된 외화환산차손익이 발생하며 수익에 타격을 준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이 10원 정도만 올라도 외화평가 손익은 900억원에 달한다"며 "지난해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 1109.5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72원까지 올랐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욱 오를 전망이어서 대형항공사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환율은 1200원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가가 지난해보다 더 크게 낮아지는 등 올해도 유류비 절감 효과가 지속되고, 여객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형항공사들의 매출은 양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환율이 오르고 있어 이자 부담은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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