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최악의 청년실업률, 사회와 국가 불신 양산

입력 : 2016-02-18 오전 6:00:00
졸업시즌이 다가오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수없이 많은 취업 문을 노크했지만, 받아주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열정과 패기로 무엇이든 다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자신감은 어느새 열등감으로 변해 자존감마저 잃은 지 오래다. 어느 순간 남의 시선에 눈치를 보면서 사회적 낙오자로 낙인 찍혔고, 사회와 국가에 대한 불신이 쌓이기 시작했다. 대학을 마치고 취업전쟁에서 밀려나 고통 받는 한 청년실업자의 하소연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실업률·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청년층 실업률은 9.5%로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9%대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 2000년 1월 11.0%를 기록한 이후 1월 기준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마저도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등 고용이 불안정한 취업자도 포함한 것으로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이다.
 
이처럼 청년실업률 증가는 청년들 스스로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도 있지만,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기에는 사회적 환경과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올해 주요 대기업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신규채용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릴 계획이라고 홍보하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고용만족도는 크지 않아 보인다.
 
취업문 통과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은 이젠 지겨울 정도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의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아르바이트나 단순 노무직, 비정규직 등의 일자리 숫자만 늘리면서 청년실업률을 낮추려 하고 있다.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은 유혹의 손길에 노출되는 취업준비생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사회와 국가에 대해 불신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경기 불황에 따른 채용시장의 위축으로 볼 수 있지만, 그보다 우리의 고용 정책이 전반적으로 삐걱거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청년 실업문제의 해결이 절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다. 푸른 꿈을 안고 사회에 나온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올바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한편 청년 실업자는 자신만의 취업전략을 잘 분석해 세우고, 취업에 대한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또 무작정 대기업이 아닌 경쟁력 있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영택 산업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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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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