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전면 통제된 내부순환로 정릉고가교를 두고 부실 시공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22일 오후 4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정릉천고가 통제 관련 안전대책 추진상황 브리핑을 가졌다.
앞서 시는 지난 17일 해빙기 안전점검 중 정릉천고가 P41지점에서 상부구조물(거더)을 받치는 1개의 강연선 케이블 다발(텐던)이 끊어진 것을 발견, 내부순환로 양 방향 7.5㎞ 운행을 22일 0시부터 전면 통제한 상태다.
긴급점검 결과 P41지점 좌측 외부 텐던 5개 중 2개 텐던에서 모두 75개 강연선 중 7개 강연선이 끊어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들 텐던에서 전반적인 부식이 진행 중인 것이 추가 확인됐으며, 이들 부식은 현재 멈추지 않고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PC 박스 상부에 설치된 강선부의 에어 벤트(Air Vent, 압력 배출구)로 빗물이 유입돼 강선을 부식시켜 끊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시는 1999년 교량 시공 당시 PC강선 내 충진재를 제대로 채우지 않아 빗물이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PSC공법에 쓰이는 텐던은 PC 박스 안에 강연선 15개를 넣고 충진재로 마감해 녹이나 물 등이 직접 노출되지 않아 높은 안정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텐던 끊어짐 현상 및 부식 진행이 국내에서는 다른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을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
텐던은 교량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허용치 이상 끊어지면 교량 붕괴로 이어져 자칫 대형참사로 번질 뻔했다.
시는 서울시 안전자문단, 한국시설안전공단 등과 함께 정릉천고가와 비슷한 PSC공법으로 시공된 강변북로 서호교와 두모교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채규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대표는 “현재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에어 벤트 문제가 아니라면 이렇게 강선이 끊어질 확률은 제로”라며 “국내에서 처음있는 일로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를 지지하는 텐던이 끊어져 있다.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