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액 자산가 중심의 예탁 자산 기반은 유지되고 있지만, 연초 이후 악화된 업황이 상품 운용 손익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4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삼성증권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KB투자증권은 기존 전망치(2677억원) 대비 13.2% 낮은 2324억원으로 내려잡았고, 한국투자증권도 2463억원으로 20% 하향했다. 유안타증권도 기존 전망치(2964억원)보다 10.7% 낮은 2647억원으로 예상치를 변경했다.
순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것은 올해 초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상품 운용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가 재부각 중인 가운데 삼성증권의 관련 손익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상품 운용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올해 1분기에도 영업 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삼성증권의 부진한 수익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을 앞둔 출혈 경쟁 여파가 실적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다만 삼성증권의 견고한 고객 예탁 자산을 감안할 때 이익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고객 예탁 자산은 174조원으로 전년 대비 27.9% 증가했다. 이 중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이 전년 대비 21조원 확대돼 전체 예탁자산의 성장에 기여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로열티(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로 자산 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ELS, 증시 부진에 따른 우려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투자자 예탁금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삼성증권의 실적 향방은 중국 관련 ‘변동성 관리’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업만 보자면 중국 의존이 많은데,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의 상당 부분은 후강퉁 시행, ELS와 맞물린 중국·홍콩 주식 매매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관련 위험 노출액(익스포져) 관리의 숙제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사진/뉴스1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