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개월 연속 연 2.00%로 동결했다.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이렇게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월 2.50%에서 2.00%로 내려간 뒤 7개월 연속 사상최저 수준인 연 2.00%를 유지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최근 국내 경기가 세게경제 상황 호전에 따라 내수와 수출이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생산이 증가하는 등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실시한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에서 채권전문가 전원이 현재 통화정책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본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인 9일 오찬 강연에서 경기 회복세가 확실해 질 때까지는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의 상승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2% 올라 전월 1.6%보다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목표로 삼고 있는 수준에는 하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물가가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한은은 금융시장과 관련해 "시장금리와 주가가 상승한 한편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와 시중 자금의 단기화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여전히 불안요소라고 지적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월 3조8000억원, 7월 3조7000억원 증가에 이어 지난달에도 3조2000억원 증가하며 석 달 연속 3조원이 넘는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 역시 아직까지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내다봤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 선진국 경제가 좋아지겠지만 회복 국면의 초입인만큼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며 "우리만 금리를 올리게 되면 회복 국면에서 환율 하락을 부채질해서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 상반기 초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김윤기 대신증권 경제조사실장은 "주요 20개국(G20)의 공조도 있었고 여전히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결과"라며"올 4분기 중에도 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 역시 부동산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얼마나 올라가느냐에 따라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실제로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정부측도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학수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 과장은 "아직까지 금융정책 기조를 바꿀만한 분위기가 익지 않았다고 한은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그에 적극적으로 동감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앞으로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최근의 경기개선 움직임과 금융시장 안정이 지속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