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강경발언에 채권시장이 화들짝 놀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 10일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0.21%포인트가 올라 연 4.5%까지 급등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일보다 0.15%포인트가 급등해 연 4.95%로 5%에 바싹 다가섰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판단에 하락세를 보이던 금리가 이날 금통위의 '조기 금리인상' 시사에 놀라 급등한 것이다.
통안증권 364일물 금리도 전일보다 0.2%포인트가 급등해 연 3.54%로 상승했고, 신용등급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도 전일보다 0.19%포인트가 올라 연 5.67%를 기록했다.
이성태 총재는 이날 금통위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금 금융완화 강도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올라가는 방향만으로 완화다, 긴축이다 평가할 수 없다"며 "경우에 따라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를 올려도 현재 정책기조인 금융완화 기조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출구전략 시기상조론'과 관련해서도 통화정책의 최종 판단과 결정은 한은의 몫임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누구의 눈치를 볼 것 없이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강경한 의지를 표현한 것.
채권시장은 이같은 이 총재의 강경발언에 금리인상 시기가 연내로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채권전문가들은 이날 금리 급등은 일시적인 충격이며 추세적으로 급등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권창진 하나대투증권 RP운용부장은 "이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이 놀랐지만 이미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반영한 상태"라며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