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가는 국내증시가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신흥국 통화가치, 외국인 매도세 등 시장을 압박했던 대내외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는 내부 펀더멘탈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속도조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양회’에 따른 중국 증시의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원자재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로 마감했다. 민간 고용지표 개선과 이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한 점도 지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1포인트(0.41%) 상승한 1986.4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4.24포인트(0.2%) 오른 1만6899.32로, 나스닥종합지수는 13.83포인트(0.29%) 상승한 4703.42로 마감했다.
NH투자증권-외국인 매수 긍정적…내부 펀더멘탈 회복 필요
전일 코스피는 1.6% 상승하며 1950선에 근접했다. 외국인이 37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지난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월간단위 순매수를 기록했다. 아직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긴 어렵지만, 지난주 중반 이후 매수규모 확대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월 중순 주요국의 정책 모멘텀(유럽과 일본, 미국의 통화정책회의)과 산유국 회의 결과에 따라 매수규모 확대를 기대해 볼 여지도 있다.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대외 변수의 안정과 더불어 내부 펀더멘탈 모멘텀 회복이 시급하다. 그러나 아직 내부 펀더멘탈 회복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3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18.5%)에 비해 감소세는 다소 완화됐지만,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나갔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2월 원·달러 환율(월평균)은 1220.5원으로 전월대비 1.4%, 지난해 2월 대비 11.1%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표시 수출액이 2.7% 감소해 원화약세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3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론적으로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신흥국 통화가치, 외국인 매도세 등 시장을 압박했던 대내외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인 방향성은 안도랠리의 연장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는 내부 펀더멘탈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속도조절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KDB대우증권-추가상승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보다 냉정 찾아야
국내증시가 2월 중순을 저점으로 기술적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리라는 기대감과 단기 낙폭에 따른 과매도 인식이 확산되면서 안도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는 전일 60일선을 갭상승으로 돌파하는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다. 거래량으로 본다면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 추가상승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보다는 냉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봄이 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점차 매물대에 진입하고, 단기 과매수권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상승탄력은 점차 둔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국제유가(WTI)의 상승이 있다. 2월 중순을 저점으로 반등하면서, 배럴당 30달러선에 안착했고, 이후 점진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도 저점에서 '2중 바닥'을 형성한 후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미 증시의 반등이 국내증시의 조정을 제한적으로 만들면서 심리적 안정을 가져왔다.
키움증권-중국 '양회'에 주목
이날 한국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이슈는 중국에 있다. 이날부터 중국에서는 ‘양회’의 하나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시작된다. ‘정협’은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생활 등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협상하는 자리이며 각 인사를 조직하는 장이다. 5일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최된다. 전일 크게 상승했던 중국 증시가 이날도 ‘양회’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한다면 한국 증시도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미국의 ‘베이지북’에서 경기는 개선되지만 여전히 3월 금리인상 단행을 하기에는 부담을 보였다는 점과, 3월10일 있을 유럽중앙은행(ECB)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중국증시가 큰 폭의 하락이 아니라면 한국 증시는 하락도 제한될 것으로 여겨진다.
자료/NH투자증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