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거부

입력 : 2016-03-04 오후 11:19:05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국민의당이 최종 거부했다.
 
국민의당은 4일 오후 8시부터 서울 마포구 당사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의원총회 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연이어 개최했다. 회의 결과 야권통합을 거부하고 독자행보를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기득권 양당구조가 그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며 “더 이상 통합논의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오늘은 이른바 통합에 대해 집중해서 논의했으며 우리 당 소속 모든 국회의원과 최고위원들이 자기 의사를 밝혔다”며 “안 대표가 말한 것처럼 통합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최고위·의원총회 연석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도 통합 반대 분위기를 전했다. 문병호 의원은 “독자행보다. 안해. 못해”라며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도 통합이나 연대가 없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선거연대에 있어서도 안철수 대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는 야권연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수도권 연대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둘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없습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참석자들은 이날 내려진 결론이 ‘만장일치’라고 설명했지만 그렇지 않은 정황도 포착됐다. 연석회의 막판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셔츠 차림에 소매를 걷어부친 채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그 직후 회의장에서는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최고위 후 기자브리핑을 위해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나란히 서자 뒤따라오던 김 위원장은 함께 서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도 자리를 뜨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충분히 뜨거운 토론을 했고 깊은 고민들이 있었다”며 여운을 남겼다. 회의 중간에 자리를 뜬 이유를 묻자 그는 “메모를 볼 게 있어서 나온 것이며 토론이 끝나서 내가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의견차이가 있었다. 안 대표가 "비겁한 정치공작"이라고 원색 비난했던 반면 김한길 위원장이 김 대표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의원들이 통합 불가 방침을 내림에 따라 이 문제는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경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더 이상 통합에 관한 논의는 불가하다고 결론냈다. 우리는 패권주의 청산과 정치혁신이라는 목표를 향하 뚜벅뚜벅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고위원 전원과 국민의당 현역 의원 중 박지원, 황주홍 의원을 제외한 16명이 참석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리는 야권통합론에 대한 당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연석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대표는 연석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생각이 똑같다"며 통합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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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