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거취를 고민 중이던 무소속 박지원 의원의 결론은 국민의당 입당이었다.
박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부로 국민의당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권노갑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동석했다. 박 의원과 함께 권 전 고문을 비롯한 100여 명의 동교동계 인사들도 동반 입당한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이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고 희망을 제시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 기틀을 마련하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결심했다”며 “어떠한 당직도 요구하지 않고 백의종군 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는 “박 의원이 합류해 정치의 큰 판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기대에 걸맞게 내부를 정비하고 통일된 목소리가 나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겠다”고 언급했다.
천정배 대표도 “야권을 지지해온 개혁적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박 의원 합류에 누구보다 앞장서 준 권노갑 고문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더민주 탈당 당시 박 의원은 ‘제3지대’에서 야권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까지도 4·13 총선에 무소속 출마 의사를 고수해왔던 박 의원이 돌연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 의원에게 대법원이 지난달 18일 무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자 정치권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당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박 의원 영입을 위해 이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물론 소속의원과 당직자 등 10여명이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아와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 내 박지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박 의원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